뉴스레터 시작, 그리고 놀라웠던 한 달

뉴스레터 시작, 그리고 놀라웠던 한 달

오늘은 요즘 더 인기가 많아진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인 뉴스레터를 MVT(Minimum Viable Test)를 한 달간 직접 진행한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려고 해요.

뉴스레터 시작 배경

유료, 무료 강의와 2개의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팬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과 잠재적 파트너십의 가치를 깨달았어요. 적당한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진행한 강의와 커뮤니티 방식에 만족하지 못했어요.

  1. 플랫폼 의존성:
    식당가에서 장사하는 것'이 '동네 골목에서 장사하는 것'보다 유동 인구의 차이로 매출이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시작 단계에서 쉽게 시작했지만, 나중에 더 많은 것을 플랫폼들에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2. 불필요한 무보수 노동:
    콘텐츠 외에도 회원 관리, 게시글 관리 등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았어요. 커뮤니티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에 필요한 업무가 많아지고, 회원들의 활동 지수와 자발성은 떨어져, 점차 동기 부여를 잃는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뉴스레터를 통해 개인 브랜딩과 팬 비즈니스를 직접 경험하고 검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뉴스레터 주제 정하기

우선 뉴스레터 주제는 아래 원칙을 따랐어요.

  • 내가 먹고살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분야
  • 내가 꾸준히 글을 쓸 정도로 관심이 있는 분야

제품을 만들었던 경험으로 마케팅과 프로덕트 관련 내용을 주요 콘텐츠로 정했고, 가끔 제 관심사인 Micro SaaS 이야기 글도 섞어 넣기로 했어요.

뉴스레터 가설 세우기

"본명이나 이력, 타이틀 및 지인들에게 노출하지 않고 한 달 안에 4개(1주일에 1개 꼴)의 글로만 50명 이상 구독자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가설 1)
"적어도 한 달간 homebodify.com의 방문자 중 5%는 구독할 것이다." (가설 2)

두 가설은 기준이 다를 뿐 '구독'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검증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어요.

보통 MVT는 위험 요소를 가설로 잡고 검증해요. 제가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다 보니 어떻게 보면 가설 1은 저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거죠.

가설 2에서는 5%라는 수치를 정한 것은 관련 기준점을 찾아봐도 없었어요. 일반적으로 콜드메일을 통해 약 3% 정도의 잠재 고객(Lead Generation)이 생성되는 것을 괜찮은 결과로 여기기 때문에, 저는 이 수치를 조금 더 높여 5%로 설정해 보기로 결정했어요.

뉴스레터 플랫폼 선택하기

국, 내외 뉴스레터 플랫폼 로고들
국, 내외 뉴스레터 플랫폼들

가장 잘 알려진 뉴스레터 플랫폼은 Substack, Convertkit, Ghost, Beehiiv 등이 대표적이고요. 국내에서는 Maily, Stibee, Glivery, Bluedot을 사용하는 크리에이터들도 많아요.

저는 가볍게 시작하고자 처음에는 위의 플랫폼들을 선택하지 않고, 랜딩페이지, 커뮤니티까지 사용이 가능한 Slashpage를 선택했어요. Slashpage에 대해 궁금하시면 아래 글을 참고 부탁드려요.

2024년 무료 랜딩페이지 노코드 툴 선택 가이드
수많은 무료 랜딩페이지 노코드툴 중에 의사 결정 나무(Decision Tree)로 2024년 나에게 적합한 도구를 선택할 수 있는 가이드입니다.

Slashpage를 사용하면서 SEO 설정 없이도 꽤 노출이 잘 되는 경험을 했어요. 그러나 필요한 뉴스레터 기능들(예: SEO 설정 및 멤버십)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곧바로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어요.

Ghost 요금 테이블
Ghost 요금 테이블. 저는 9달러로 시작했습니다.

종속되기 싫고 당장 성과를 낸다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Ghost를 선택했어요. 오픈소스라는 점과 뉴스레터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의 리뷰가 상당히 긍정적이었어요. 여기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깔끔한 블로그 무료 테마 지원 등, 필요한 기능들을 간결하게 제공하고 있어요.

Ghost에는 매달 사용료를 지불하는 'Pro(프로) 버전'과 사용자가 자신의 서버에서 관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버전'이 있어요. 두 버전 모두 사용해 보니 초기에는 '프로 버전'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요. 다음에 '오픈소스 버전'으로 이전할 계획이에요.

뉴스레터에서 검증된 것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가지 가설 모두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어요. 🥳 하지만, 오가닉 트래픽은 예상대로 낮은 편이었고, 지속적인 콘텐츠 업로드를 통해 트래픽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네요.

가설 1 검증 결과

가설 1의 50명의 구독자 달성 검증
Ghost로 변경한 시점 11월 21일부터 12월 17일까지 51명 구독자 수 검증

한 달이 안되어서 구독자 50분이 생성이 되었어요. 그리고 현재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총 65명이 넘는 분들이 구독해 주셨어요! 증가 추세를 보면 지금 이맘때쯤에는 80명이 되어야 하지만, 연휴와 연휴 전날에 유료 웨비나에 대한 뉴스레터를 작성한 탓에 구독 예상 증가 폭이 잠깐 주춤한 것으로 보이네요. 그래도 감사한 마음에요. 🫶

가설 2 검증 결과

사실 이 검증 결과가 제일 궁금했어요. 그래서 데이터를 보기 위해 Google Analytics를 사용했어요.

테스트 기간에 방문자 1500명 중에 4%의 분이 구독자로 전환된 그래프
테스트 기간에 방문자 1500명 중에 4%의 분이 구독자로 전환되었어요.

한 달 동안 총 1,500명의 방문자가 있었고, 이 중 4%인 60명이 구독자로 전환되었네요. 목표했던 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개인화된 플랫폼의 한계를 고려하면 괜찮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유튜브와 비교하면 노력 대비 구독자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네요.

활성 사용자당 평균 참여 시간
활성 사용자당 평균 참여 시간

그리고 활성 사용자당 평균 참여 시간이 이 시간 동안 46초로 보입니다.(현재는 1분 정도 확인되고 있어요.) 이 데이터를 통해 몇 가지 테스트가 필요해 보여요. 좀 더 쉽게 읽히도록 글 길이를 줄인 글도 함께 작성하거나, 시작부터 결론을 먼저 말하거나 또는 몇몇 크리에이터가 사용하고 있는 요약 섹션을 활용해 봐야겠어요.

뉴스레터를 추가로 테스트하고 배운 것

저처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몇 가지 참고하면 유익한 것들을 축약해서 정리해 볼게요.

구독자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플랫폼에 노출하자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가 쓴 이 4개의 글이 검색으로 사람들이 유입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제 글에 관심을 가질 그룹이 있는 곳에 자주 노출하는 것이 필요했어요. 그중에서 창업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EO플래닛(EOPlanet)에도 글을 노출해 봤어요.

상위에 노출된 홈바디파이 뉴스레터 글
EO플래닛 상위에 노출된 홈바디파이 뉴스레터 글
EO플래닛 링크드인이나 뉴스레터에 다시 노출이 된 모습
EO플래닛 링크드인이나 뉴스레터에 다시 노출된 모습

확실히 좋아하는 주제들에서 반응이 왔는데요. '오늘의 아티클' 상위에 노출된 글은 다시 EO플래닛에서 뉴스레터로 발행해 주고, EO플래닛 링크드인에서 또 한 번 노출해 주네요. 별도의 노동이 없이도 여러 채널로 바이럴이 되는 것 같아 정말 좋네요.

EO플래닛에 발생한 구독자가 한 달간 전체 구독자의 40%
EO플래닛에 발생한 구독자가 한 달간 전체 구독자의 40%

실제로 이때 EO플래닛을 통해 커피챗 요청과 구독자분들이 많이 늘었어요. '오늘의 아티클' 순위에 노출되어 보니 확실하게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이 밖에 디스콰이엇(disquiet), 원티드 소셜(Wanted), 여러 관련 카카오 오픈챗 등에서 부지런히 알려봤어요.

유의할 점은 오픈챗의 경우 광고성 글은 삭제되거나 심하면 강퇴당할 수 있어요. 소셜 플랫폼 중에서는 구독을 유도하는 경우 경고나 삭제되기도 하니 주의가 필요해요. 따라서 질 좋은 정보성 글로 유입을 시키는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

뉴스레터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뉴스레터는 발행하면 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글 자체는 지속해서 검색에 의해서 또는 추천(referral)되면서 노출돼요. 그래서 더 잘 노출될 수 있도록 관리나 세팅이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해요.

각 뉴스레터 페이지마다 진행한 성능 테스트 점수
각 뉴스레터 페이지마다 진행한 성능 테스트 점수

이번 테스트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검색이 잘 될 수 있도록 모든 글에 SEO만큼은 100점을 목표로 했어요. 이는 플랫폼마다 SEO를 설정하는 기능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도구를 선택하기 전에 먼저 확인이 필요해요.

EO플래닛(좌) / 홈바디파이 뉴스레터(우)
EO플래닛(좌) / 홈바디파이 뉴스레터(우)

그리고 노출되는 성격에 따라 글 제목, 부제목(h1, h2)을 변경했을 뿐인데 반응이 다르다는 경험도 했어요.

예를 들면, 뉴스레터에서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내가 MVP가 아닌 MVT(Minimum Viable Test)를 먼저 하는 이유"로 작성했지만 창업자가 개발자가 많은 EO플래닛에서는 같은 제목으로 했을 때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초기 제품 개발에 MVP가 아닌 MVT를 먼저 해야 하는 이유" 변경 후 상위 노출이 되었어요.

시기가 맞는다면 손쉽게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OSMU (One-Source Multi-Use) 개념을 적용해서 한글로 된 콘텐츠를 영문으로 번역해 Medium에서 가볍게 반응만 보고 있는데요. Medium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플랫폼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많은 사용자들에게 노출이 되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요.

피그마와 어도비 인수 결렬로 인한 이슈로 뷰어가 많아진 사례
피그마와 어도비 인수 결렬로 인한 이슈로 뷰어가 많아진 사례

"5 reasons why Penpot has a brighter future than Figma"의 글이 12월 15일부터 1주일간 상당히 많은 사람이 유입되었어요. 이 기간은 피그마가 어도비와 인수 계약이 취소된 뉴스가 나온 후 1주일 기간이었는데, 이때 Figma 키워드 검색량이 늘면서 덩달아 저의 글도 같이 노출된 것으로 보이네요.

이슈와 맞춰서 작성된 뉴스레터 글은 시기와 상관없이 폭발적으로 검색으로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글의 질도 중요하지만, SNS에서 얻어진 정보를 빠르게 발행량을 늘려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도 학습했네요.

다음 MVT에서 검증해보고 싶은 것 3가지

  • 반응이 좋았던 글과 연관된 뉴스를 발행 시, 적어도 반응 좋았던 글의 2/3이상의 방문자나 구독자가 읽어볼 것이다.
  • 적어도 무료 라이브 강의 참여한 사람들 중 30%는 뉴스레터를 가입할 것이다.
  • 적어도 EO플래닛에 일주일에 글 2개를 올리는 것이 1개를 올렸을 때 보다 한 달 뒤 구독자 수가 30% 증가할 것이다.

마치면서

한 달간 집중해서 뉴스레터를 해보니 커뮤니티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도 글을 잘 쓰지 못하지만, 누구나 글을 쓰면서 자신만의 전략을 찾는다면 '가능성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개인 브랜딩이나 1인 창업과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뉴스레터는 지금 바로 적은 비용으로 시작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뉴스레터로 여러분만의 팬을 만들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 2024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계획이에요. 이 기간 동안 다양한 검증을 진행 해보려고 합니다. 뉴스레터, 프로덕트 및 마케팅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시고 싶으시다면 커피챗 언제든 환영해요.